`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북경의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뉴욕에 태풍이 불 수도 있다는 뜻으로 초기의 작은 원인이 예측할 수 없는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중국산 김치 수입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초기 중국산 김치가 수입된 3년전까지만 해도 정부, 업체, 생산자 등 김치 관계자들의 반응은 “그깟 싸구려 저질 김치 쯤이야···”라는 조소와 비아냥거림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 수입은 2000년 473톤에 불과했으나 3년이 지난 2003년 2만7555톤, 지난해 7만3280톤으로 매년 두배 이상의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싸구려 저질 김치라도 시장에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아직 우리의 김치는 안전성과 품질 경쟁력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태롭다. 중국산 김치 구매를 고려하는 급식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철저한 위생설비는 물론 한국에서 소금과 물, 젓갈까지 공수해다 김치를 절이는 공장도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고급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세워진 김치공장으로 이미 생산체계를 갖추고 시장 진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저가 공세로 시장에 진입하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그러나 국내김치보다 싸면서 품질은 고급화를 지향하는 그들의 물밑작업에 대한 준비도 단단히 갖춰야 할 것이다.

북경의 김치공장 하나가 한국의 김치산업과 농업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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