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들의 적극적인 성원속에 시작된 한우자조금 조성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이유인즉 `축산물의 소비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자조금 징수를 위탁받은 도축장의 비협조가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거두절미하고 한우자조금 조성에 도축장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야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우자조금 조성은 한우농가들이 전폭적인 성원속에 시작됐다. 자조금조성 전단계인 대의원 선출과정이 그랬고, 자조금 거출규모도 대의원들에 한우 한마리당 당초 1만에서 2만원으로 상향조정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한우자조금 조성 2개월의 성과는 당초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지난 6월말 현재 한우자조금 거출실적은 전국 평균 53%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별 한우자조금 조성 편차도 커 경남과 경북지역이 각각 86%와 76%로 양호한 반면 충남, 전북, 전남은 각각 3%, 6%, 16%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한다. 일부 지역은 소리만 요란했지 한우자조금 조성에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우자조금 조성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은 도축장의 비협조와 중간상인을 통한 출하 등 한우유통구조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여기에다 일부지역에서는 한우자조금 조성에 가장 적극적이어야할 축산물 판매장 및 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협동조합들의 협조부진도 또 다른 이유라고 한다. 한우농가의 동참부진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한우자조금이 성공적으로 조성돼 올해 시행키로 한 76억원 규모의 한우자조금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우농가가 낸 자조금에 정부지원금까지 합해 시행키로 한 한우고기 소비홍보 및 유통 투명화, 수급안정, 농가 교육 및 정보제공, 조사연구사업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우산업은 2001년 쇠고기시장 완전개방 시점을 전후해 위기에 직면했다가 2003년말 미국내 BSE(소해면상뇌증) 발병에 따른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 이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시간상의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한우산업의 여건 악화를 의미한다.

한우자조금 조성은 이같은 상황변화에 미리미리 대비할 수 있는 한우농가들의 자구노력이다. 한우자조금 조성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한우자조금사업이 원활하게 시행, 한우산업의 안정적 발전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한우자조금 조성은 한우농가만 잘 살자는 게 아니다. 한우산업이 안정돼야 도축장, 쇠고기 유통업 등 관련산업도 더불어 안정속에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한우농가는 한우농가대로, 한우 유통상인은 유통상인대로, 도축장은 도축장대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킨다는 자세로 한우자조금 조성에 적극 동참하고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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