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지방의 쌀을 구입해 `경기특미''로 표시하고 원산지를 `경기 화성''으로 둔갑시켜 유통시킨 H영농대표인 김모씨를 적발, 구속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김모씨는 200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자신의 쌀 도정공장에서 20kg당 3만9800원에 구입한 쌀을 `원산지 경기화성''으로 허위표시해 10kg, 20kg들이 지대와 40kg들이 PP포장재에 담아 20kg당 5만원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567톤, 12억원 상당의 쌀을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한다. 이 쌀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김모씨가 챙긴 이익만큼 경제적 손해와 함께 정신적 피해도 입은 셈이다. 이같은 위법행위를 저지른 김모씨에 대한 구속은 당연한 조치이다.

값이 싼 지역의 쌀을 고가로 팔리는 지역의 브랜드쌀로 둔갑시키는 등 위반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들어만도 29명이 적발됐으며, 이 가운데 원산지를 둔갑시킨 19명이 형사입건되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고 판매한 10명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조치가 내려졌다는 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설명이다. 단속을 더욱 강화해 국내 소비자를 우롱하고 국내 쌀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저해하는 쌀의 원산지를 둔갑시키는 행위만큼은 반드시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한다.

국내 농가들은 쌀시장 개방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품질고급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마당에 원산지를 둔갑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면 국내 쌀산업의 미래는 보장받기 어렵다. 값이 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쌀이 고가의 고품질 쌀로 둔갑돼 판매되다 보면 국산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싹틀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수입 쌀의 시판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난해 쌀 수출국과 매듭을 지은 쌀협상이 아직 국회비준이라는 과정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에 따라 올해부터 수입 쌀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시판될 예정으로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원산지를 둔갑시키는 사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소비자들의 행동이 어떻게 나타날지 불을보듯 뻔하다.

올해 들어 쌀 원산지 둔갑사례가 많이 적발되는 것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그만큼 단속을 강화한 결과라고 본다. 그러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워은 여기서 만족을 해서는 안 된다. 쌀 생산농가들은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시판될 수입 쌀이 국산으로 둔갑판매돼 국내 쌀산업에 피해를 주지않을까 노심초사(勞心焦思)하고 있다. 최근 수입 찐쌀의 `허위·과대 광고’, `원산지 허위표시 행위’, `수입쌀로 가공한 떡류, 선식’ 등의 원산지 둔갑행위 등의 사태에서 보듯이 수입 쌀이 국산 쌀로 둔갑판매될 개연성이 너무나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국내 소비자와 쌀재배농가는 물론 국민의 생명창고인 쌀산업을 지킨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쌀의 원산지 둔갑행위 만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막아야 한다.

쌀의 원산지 둔갑 방지를 위해서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뿐만 아니라 생산자·소비자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올바를 원산지표시를 위해서는 당국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도 적극 나서 감시자가 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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