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안전과 위생을 농축산물 구입의 으뜸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항생제 덩어리의 어류와 축산물 그리고 저질 중국산 농산물이 문제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아무리 우리 농축산물이 우수하다고 홍보해도 소비자들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농림부 내에 ‘자연순환 농업팀’이 발족된 것도 정부가 농축산업이 생산에서부터 안전과 위생을 확보하고, 농업·축산·임업 등 농촌 전반의 산업이 상호 연계되지 않으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에서 시도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 태스크포스팀의 발족에 대해 환영과 기대를 표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난 7일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는 ‘친환경 농업의 정착을 위한 농자재 개발과 산업화 심포지엄’이 개최됐지만 자연순환농업팀 팀원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당초 참석키로 했다가 전날 취소했다고 한다.

친환경 농업이란 뭔가? 농림부는 ‘농업과 환경의 조화로 지속 가능한 농업생산을 유도해 농가 소득을 증대하고 환경을 보전하면서 농산물의 안전성도 동시에 추구하는 농업’이라고 개념을 정리하고 있다. 유기농업을 포함해 저투입 농법까지를 포괄하는 보다 환경친화적 농업을 의미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농업과 환경, 식품 안전성, 소비자 건강을 동시에 고려하는 농업이라고 한다.

농민들은 말은 알겠는데 그게 뭐냐고 한다. 말은 알지만 의미는 모른다는 얘기다. 친환경 농업이란 옛날의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것 아닌가? 옛날처럼 논이나 밭에다 인분을 뿌리자니 인식이 좋지 않아 영양분이 살아있는 가축분뇨를 양질의 퇴비로 생산해서 원예농가나 경종농가에게 제공함으로써 농축산물의 안전과 위생을 확보하자는 뜻이다. 말 그대로 자연순환 농업이다.

이날 심포지엄의 핵심은 친환경 농업의 요체 중 하나인 가축분뇨 퇴비화였고, 자연순환농업팀은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지 않은 것은 당초 조직된 의미가 무색한 것이었다.

축분 퇴비화에 대한 전문가가 없는 자연순환농업팀이 오히려 이 같은 심포지엄이나 세미나를 개최했어야 함에도 깔아준 자리에 불참했다는 사실에 대해 참석자들의 불만은 분명 이유있는 것이었다.

박홍수 농림부장관이 취임한 이후 가장 잘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농림부 직원들의 현장방문이다. 앉아서 정책을 수립하지 말고 현장의 소리를 듣고 농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을 만들어내라는 뜻이다.

자연순환농업팀의 조직도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기대하는 바가 크다. 태스크포스팀은 현안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조직이다. 현안과제는 현장을 관통하는 기획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렇지 못하면 인력 낭비일 뿐이다.

환경의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농축산인들도 이에 적응하지 못하면 생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는 아무도 벗어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에게 향후 지표를 제시해 줄 자연순환농업팀의 임무는 실로 막중하다.

그렇다면 자연순환농업팀이 해야 할 일은 뻔하다. 시선의 초점이 현장에 가 있어야 한다. 앉아서 내용을 보고 받기를 원하기보다 찾아가서 배우고 익히는 것이 우선이다. 그게 태스크포스팀이 할 일이다. 모처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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