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농업은 한·미 FTA 협상 체결과 관련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이미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등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일부 정부가 앞장서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중반까지 라틴아메리카를 중심 모델로 한 ‘종속이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종속이론을 아주 간단하게 풀면 무력에 의해 약소국을 식민지화 했던 힘의 시대가 지나가면서 강대국들이 자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약소국들을 경제적으로 종속화 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종속되는 과정은 비교우위·수입대체·다국적 기업의 발전을 거치게 되지만 많은 이론(異論)에도 불구하고 종속이론가들이 종속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견해 2가지만 소개한다.

첫째, 경제적으로 종속돼 있을 때는 종속된 국가는 일시적으로 발전의 이미지를 나타낼지 몰라도 지속적이고 진화론적인 발전을 가질 수 없다. 둘째, 종속은 국내적인 정책결정기구, 사회구조, 이데올로기적 신념과 문화적 요소에까지 연장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이익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아 양극화의 골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한·미 FTA와 관련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테이블에서 농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또 그에 대한 다양한 대책도 마련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양국간의 협상이 윈-윈하려면 양국간의 원하는 바가 모두 성취돼야 한다. 아니면 만족할만한 ‘주고 받음(?)’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농업의 희생이 불보 듯 뻔한 데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할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한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여자부 1500m 결승에서 한국 여자선수들이 1·2·3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그러나 잠시 후 심판들은 3위로 통과한 변천사 선수를 실격 처리했다. 느린 화면을 통해서도 실격될 선수는 우리 선수가 아니라 덕분에 동메달을 받은 중국의 왕명 선수였다.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2002년 오노사건에 이어 또 다시 메달을 빼앗겼다며 메달을 따기 위해 4년간 흘린 선수의 눈물과 땀을 빼앗아갔다고 분개해 했다. 그리고 금메달과 은메달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적도 없었음에 안도했다.

그 이후 아무도 이 사고를 문제 삼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당연히 주장해야 할 권리를 누가 포기했는지, 선수의 눈물과 땀을 누가 배신했는지 묻고 싶다. 이 같은 일들은 심심치 않게 당했다. 체조에서도 그랬다. 그때마다 절차에 의한 즉각적인 대응도 못했고, 스스로 연약함에 자조했을 뿐이다. 선수가 선수단을 믿을 수 없고, 나라를 믿을 수 없다면 태극기를 달고 나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협상이 타결되면 농업은 핵폭풍 속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며 이중 축산업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농촌과 농민이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축산업계 분위기를 보면 타결을 기정사실화 한 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인 듯 하다. 정말 잘못된 협상이라고 국민의, 희생되는 산업인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협상이므로 무효화해야 한다는 소리는 축산업계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국민의 권리가 무엇인지, 국가의 권리가 무엇인지 혼돈스러운 나날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