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양돈협회가 지난해 전국 60개 농가 3000마리의 돼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양돈장 질병 실태조사 보고서가 최근 발표됐다.
이 보고서의 발표에 양돈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칫 보고서의 내용대로만 본다면 바이러스 질병의 경우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의 경우 조사농가 가운데 95%가 감염이 진행 중이며 파보 바이러스 86.6%, PED(돼지유행성설사병) 98.3%, PCV2(써코바이러스) 100% 등 질병발생 위험은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이번 조사가 병원체 검사 없이 단순히 항체검사만을 실시했다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양돈장의 각종 질병에 대한 노출 수위가 매우 높은 것만은 사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국내 양돈장들의 질병이 만연해 있다는 막연한 추측과는 달리 농장의 실제 상황들을 소상히 전달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향후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분석과 조사가 병행돼야 하겠지만 이에 앞서 농가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질병이 만연돼 있는 최소 10년 이상 된 자신의 농장의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 신·증축이 힘들다면 과감한 투자를 통해 농장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경기 양평의 한 농가는 2년 전 돈사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는 폐사율이 2%대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투자가 소득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정부도 이번 조사로 인해 양돈장의 질병피해가 파악된 만큼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주문한다. 또한 정부가 주도적으로 할 실태조사를 생산자단체가 나서서 한 만큼 대책마련에는 주도적으로 나서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