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농협이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는 보려면 30여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초기에 비누, 고무신, 봉초담배를 취급하면서 좀드리쌀을 모아서 시작한 것이 오늘날 거대한 신용사업이 됐다.

생활의 여유보다는 지역기반의 유지란 미명하에 농협청사의 땅을 희사하였으며, 무료봉사로 벽돌 한장한장을 쌓아올리면서 농협을 키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농민자신의 이익보다는 항상 손해보는 마음으로 가마니매상과 비료구입을 하면서 조금씩 떼어다가 출자를 하였으며, 경영부실로 출자금이 잠식되면 다시 출자하는 인내로 오늘날 거대한 농협으로 탈바꿈시켰다. <김종우 나주동강농협조합장>

여유자금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중앙회를 설립하는데 농민들이 허리띠를 졸라가면서 출자를 했던 것이다.
새마을운동을 시작하면서 근대화사업의 일환으로 정부의 농어촌지원사업이 활발히 이룩되자 농촌의 삶의 질이 나아져 신용사업도 확장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왔다.

지금은 농번기철이다. 아무리 곤혹스런 시련을 당했지만 조합원의 손과 발이 되고 농촌의 발전을 위한다는 목표아래 사시사철 노동법의 정규근무시??거론조차 못하면서 시간외수당도 없는 연장근무를 해야 하는 실정이며, 규정된 출퇴근시??아예 잊어버린지 오래고 그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말에는 연장 무보수 근무를 하고있다.

「농협개혁과 농협법개정」은 좀더 많은 이익을 농민에게 주기 위한 국민의 정부가 만든 특단의 조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지농민의 실태를 파악해 보면 젊은층보다 노년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다 현실에 맞는 개혁이 이뤄져야 하는데도 현실을 무시하고 목소리가 큰사람들(각종지원자금수혜자)의 말을 듣고 기준점없이 국회입법예고까지 왔다.

훗날에 개혁조치가 성공적이었다고 칭송을 받으면 다행이겠지만 농민들과는 거리가 먼 개혁이 이뤄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농민이 만든 자본금으로 혹시나 엉뚱한 수혈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재정경제원의 충분한 예산확보후 지원이 이뤄져야 하겠으며, 농업협동조합을 농업인협동조합으로 「가칭」예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간판값은 물론 모든 장표, 컴퓨터 입력에 필요한 전산망비 등 5천억에서 많게는 1조원까지 드는 막대한 비용을 농협이 부담한다는 것은 곧 농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은 정부차원에서는 개혁만하고 각종경비부담은 협동조합(농민)이 한다는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농협법개혁 총론을 보면 농촌의 경제는 가칭 농업인협동조합이 책임을 진다는 문구는 현실에 맞지 않는 문구라고 생각된다.
이솝우화에 「팔려가는 당나귀」란 글이 있는데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시장까지 가는 도중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만 듣고서 실천에 옮기다보니 마침내 목적과는 다른 팔수 없는 물건으로 만들었다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돌이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남지 않은 2004년 농수축산물 완전개방에 대해 온국민이 비상체계에 돌입해야 할 이때에 사건의 촛점이 엉뚱하게 흐려질까 염려스럽다.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현지농민을 위한 백년대계가 될 수 있는 작품으로 협동조합개혁과 농협법개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김 종 우 나주농강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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