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 도매시장(이하 가락시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대규모 중도매인 집회가 벌어진다.

가락시장중도매인조합장협의회는 지난 3일 공문을 통해 거래약정서 개정을 위한 교섭에 도매시장법인들이 응하지 않아 오는 22일 ‘도매시장법인규탄 및 가락시장 전 중도매인 총궐기대회’를 개최키로 했다고 도매시장법인들에게 통보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유통개혁 촉구 및 가산세 철폐를 주장하며 전국 중도매인들이 가락시장에서 총궐기대회를 가진 이후 두 번째로 대규모 집회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중도매인조합들은 이번 집회와 함께 경매장내 영업 시행, 외상거래액 입금 유보, 거래관계 중지 등의 행동지침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그러나 협상 대상자인 도매시장법인들의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중도매인조합측이 요구하는 배송비 도매시장법인 부담 경우 상품의 주인인 중도매인들이 배송을 책임지는 게 당연하며, 판매장려금 인상도 말 그대로 장려금은 법인이 자율적으로 지급하는 사항이지 의무사항은 아니므로 아예 논의 자체가 필요 없는 요구라는 입장이다.

아무튼 현재로서는 타협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돼 총궐기대회가 무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시장인들 간에 싸움에 그 피해는 기록적인 폭우로 논·밭이 다 떠내려간 농업인들과 몇 배나 오른 농산물을 사 먹을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이 떠안을 게 자명하다.

중도매인조합들의 입장은 어느 정도 이해하나 논리적으로 다른 이에게 요구안을 이해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도매인조합의 요구안은 둘째 치고 개별 중도매인과 해당 도매시장법인 간에 논의할 일을 왜 물고 늘어지는지 의문을 표하는 도매시장법인의 입장도 이해하나 여전히 중도매인은 법인의 중요 고객이다.

특히 매번 가락시장에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지만 ‘공영도매시장은 시장인들을 위한 시장이 아닌 공공의 목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 만들어진 시장’임을 간혹 잊는 것 같다. 서로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만큼 상생의 길을 찾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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