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벌써부터 우리 쇠고기 시장을 맹 공략하고 있는 미산 쇠고기 수입 등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 갈비가 포함된 미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될 경우 이 같은 긴장감은 더 팽배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축농가들은 물론 생산자단체, 관련 산업계와 학계, 전문가, 정부, 기관단체 등 누구라 할 것 없이 현 상황을 진단하고 대책안을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어느 장소든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FTA시대 한국 축산이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토의하느라 열을 올린다.
소, 돼지, 닭, 양봉, 양록 등 축종 관련 단체들은 연일 FTA 이후 현 산업규모가 어떻게 재편될지, 이를 위해 어떤 대책을 정부에 요구해야 하며, 생산자들 스스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심도있는 토의를 거듭하고 있다.
물론 토론에 익숙지 않아 똑같은 회의를 수차례에 걸쳐 반복하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제안을 제시하기도 하며 어렵게 제안한 단체 ‘안’이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가차없이 ‘퇴짜’를 맞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되고 있다.
사료와 동물약품, 기자재 등 관련 산업계도 마찬가지이다.
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고스란히 이들 관련 산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도 한·미 FTA타결이후 앞으로의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연일 대책회의와 세미나를 갖고 있다.
어떤 분야의 시장이 줄어들 것인지, 구조조정 등 시장 재편이후 판매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앞으로 부가가치 창출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에 대해 목하 고심 중이다.
학계 등 관련 전문가들도 각 분야별로 피해영향을 분석하고 필요한 대책을 학회에 발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 역시 대책을 만들고 구체화시키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타당한 정책을 점검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수도 없이 부처간 협의를 거치는 등 ‘농업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각계의 고민처럼 한·미 FTA와 미산 쇠고기로 인한 여파가 올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거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미 FTA는 국회 비준절차가 남아 있어 당장 발효되진 않는다고 해도 추석을 전후에 수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갈비가 포함된 미산 쇠고기는 국내 축산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내 수급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가격 하락 요인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심리적인 영향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시장 상황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다.
지금처럼 축산업계가 똘똘 뭉쳐 같은 고민을 이처럼 깊이 있게 했던 적지 없었던 듯싶다.
지금의 위기 상황과 우리의 현주소,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수없는 토의가 전국 곳곳에서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곧 가사회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 축산업계는 이미 첫 발을 내딛었다.
<최상희 축산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