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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언은 준비성이 없어 낭패를 보는 어리석은 사람을 탓하는 얘기다. 한번 소를 잃어버렸다고 아예 소를 안키우려면 모르지만, 소를 잃어버려 빈 외양간에 소를 다시 채워 놓고도 외양??안 고치는 사람이 있다면 이를 두고 우리는 무어라고 할 것인가. 어리석음의 도를 지나친 구제불능이라 함이 옳을 것이다.
1년전 이맘때는 나라가 온통 IMF란 소용돌이 속에서 근검과 내핍을 강조했고 국민 모두의 마음가짐새도 지난날을 후회하고 올바른 삶을 외쳤다.
◇IMF직전과 흡사한 지금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IMF사태가 발생하기 6개월전인 97년과 어쩌면 그리도 흡사한지 모르겠다. 사치성 해외여행객의 증가와 과소비 현상의 확산은 단적인 예가 아닐 수 없다. 다른게 있다면 2년전에는 정권말기에 접어들어 개혁이란 단어는 없어진지 오래고 이곳저곳에서 당시 여당의 대선 예비후보들의 출판기념회등 갖가지 정치성 모임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전·현직 고관부인들과 재벌부인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가 하면, 야당은 물론 언론과 시민단체까지도 남편되는 한사람의 현직고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구었다. 전·현직 고관부인들과 재벌부인간에 벌어진 고급옷 로비사건 때문에 한벌에 수백만원인지 수천만원인지하는 옷값을 지불했느니, 옷을 되돌려주었느니로 점입가경이었다.
국가원수가 외국방문중에는 국민 모두가 장도를 축복해야 하는데 웬 훼방인지 모를 일이다.
미국의 서부개척시절 금광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 떼를 이루었을 때 그들을 상대로 천막 판매업을 착안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또 버리고 간 천막을 이용하여 청바지를 만들어 큰 돈을 벌었다. 그 청바지는 오늘에 와서도 유명한 「리바이스」 청바지의 원조다. 남들 모두는 금으로 돈을 벌겠다고 떼지어 다닐때 반대로 부를 축적했으니 요즘 흔히 말하는 발상의 전환이란 좋은 본보기가 되겠다.
◇환경보조금 지원 절실
최근에 와서 남은음식물사료화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퇴색되었다.
당초부터 예견했던 일이다. 이에 대비해서 기회있을 때마다 보조금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역설했다.
연간 6백만톤씩 버려지는 음식물의 사료화가 중단되면 침출수 때문에 매립은 못하고 마지막 선택인 소각을 하게 될 것이다.
소각으로 인한 다이옥신 발생으로 더 큰 공해요인이 발생함은 물론 이에 소요되는 자금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8시간 기준으로 2백만톤 처리능력의 소각시설을 설치한다면 톤당 2억원으로 4백조원(2백만톤♀2억원)의 재정부담이 생긴다.
소각을 하려면 톤당 20만원의 소요경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매년 1조2천억원(6백만톤♀20만원)이란 또다른 재정부담이 발생한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식량위기론을 예고하고 있다. 사회지도층 일수록 준비가 있으면 근심할 것이 없다고 「유비무환」이란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소 잃기 전에 외양??고치라는 얘기다. 버려지는 음식물을 이용한 사료를 제조하는 업체 또는 이를 급여하는 양축농가에게 톤당 3만원 수준의 보조금 지원이 있어야 한다. 지원해봐야 연간 1천8백억원이다. 소각시설비 4백조원은 접어두고 연간 소각비 1조2천억원의 15% 안팎이다. 수입대체효과로 단미사료 자급률을 10% 높이고 그에 따른 고용창출과 쾌적한 환경보전의 효과가 1천8백억원만 되겠는가.
WTO협정에도 환경에 대한 보조금지원은 인정한다. 자꾸 머뭇거리기만 한다면 소를 잃고도 외양??안 고치는 어리석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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