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뿐 아니다. 각 사들이 보유하거나 구매 예약해 놓은 원료가 내년 초쯤 소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초부터 사료 값 인상이 또다시 들썩일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도 이 같은 고곡가 사태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각 사들은 이에 따라 내년도에도 전체적으로 15% 내외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제 곡물가격 인상의 주범인 ‘미국’이 식량부족시대에 곡물을 에너지화시키고 있다는 국제 사회의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곡물 에탄올 생산을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앞으로 10년간 지속적으로 곡류 에탄올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고곡가 행진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다만 옥수수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나 해상 운임이 올해처럼 급등하는 사태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비추어볼 때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란 분석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축산농가의 직격탄을 준다는 점에서 그 파급여파는 심각하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분석에 따르면 비육돈 생체 100kg당 생산비 17만3842원 중 사료비는 45.6%인 7만9279원이며, 비육우 생체 600kg 당 생산비 453만 8570원 중 사료비는 27.2%인 123만4632원, 육계 생체 10kg당 생산비 1만12원 중 사료비는 50.56%로 5063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원가의 절대비중을 사료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곡물가격 인상을 흡수해 줄 다른 보완재가 없는 것이다. 곡물가격 인상은 또 지금은 축산농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지만 조만간 축산물을 비롯한 식용유, 유제품, 빵과 비스킷 등 식료품 가격에도 영향을 줘 일명 ‘애그플레이션’ 현상을 유발시킬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중국 등지에서는 식용유 등을 ‘사재기’하는 사태가 벌써부터 발생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곡물가격 상승은 유가와 마찬가지로 해결 대책을 찾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어느 한 주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료회사, 축산농가, 정부 누구라 할 것 없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안을 찾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위한 다양한 거래 방법을 강구하고 국제적인 수준의 정보력과 시장흐름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는 시각도 키워내야 할 것이다. 또 범정부차원에서 해외 시장 개척이나 석유 장기 비축과 같은 수입곡물의 안정적 관리 방안도 하루 속히 검토돼야 한다. 각 농가들은 사료 허실을 최대한 줄이는 등 나름대로 사료절감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짜낼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내 놓고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최상희 축산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