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농협대전공판장에서도 수삼이 경매되기 시작했으며, 2010년까지 11개 농협공판장으로 확대한다는 게 농협중앙회의 방침이다.
사실 그동안 인삼은 70% 이상을 일부 큰손이라 불리는 거상들이 밭떼기로 구입해 6~7단계의 유통단계를 거치며 생산과 중간유통을 좌지우지하는 등 가격결정구조나 거래방식이 전근대적으로 낙후돼 있어 농가가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우리나라 대표 특산물인 인삼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인삼을 유통시킴으로써 소비자의 안전 농산물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그런 의미에서 도매시장의 인상경매제는 도입 이전이나 이후에도 기대하는 바가 큰 게 사실이다.
농협가락공판장은 수삼 경매 시작 이후 지금까지 60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적지 않은 금액이나 “아직도 손익분기점에 도달치 못하는 적자 사업”이라는 농협공판장 관계자의 말처럼 갈 길도 멀고 해결과제도 많이 남아있다.
특히 아직까지 과일·채소 중도매인이나 매매참가인 몇 명만이 인삼경매에 참가하고 있다. 하루빨리 인삼전문 중도매인이 육성돼 물량 분산 능력을 높여야 한다.
이는 가락시장이 우리나라 농산물의 기준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시장이고 보면 인삼 역시 기준가격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량이 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품질 좋은 인삼을 공급키 위해서는 수삼전문경매장이나 저온저장고 등 관련 시설의 설치도 시급하고 불법반입 수삼 거래를 강력히 차단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키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판로 확대와 분산처 개발 등 공판장의 자구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관리공사나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전근대적인 유통방식을 고집하는 일부 생산·유통업자의 반대 속에서 어렵게 시작한 도매시장 인삼경매제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유신 농식품팀 수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