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기사를 보고 있노라면 ‘장난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다소 과격한 속담이 떠오른다. 양계업이나 수의학에 조예가 없는 일반 대중이 이 기사를 읽는다면 어떨까? 기사에서 말한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반응’은 항체의 양성반응을 뜻한다.
항체가 양성반응이어도 이후 정밀검사를 실시하면 바이러스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며, 저병원성으로 판정이 나는 경우도 많다. 밑도 끝도 없는 ‘양성반응’이라니 의도가 의심스럽다. 결국 파주의 오리농장도 며칠 후 정밀조사 결과 AI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같은 신문에 재 보도됐다.
일반 대중이 알고 있는 AI는 고병원성 AI로 저병원성 AI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언론의 이러한 보도는 대중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혼란에 빠지는 것은 대중만이 아니다. 언론의 무차별한 돌에 맞아 멍드는 양계인들의 마음은 어찌할 것인가.
지난 13일 진주시청주차장에서는 자살소동이 벌어졌다. 언론
의 AI 보도로 오리납품 길이 막혀 피해를 본 한 농가가 피해를 보상하라며 휘발유를 뿌리며 소동을 벌인 사건이었다.
이것을 그저 해프닝이라고 해야 할 것인가? 날카로운 펜으로 사실과 진실을 보도하는 것은 기자의 직무지만 그 날카로운 펜이 비수로 바뀌어 농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낸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신중히 펜을 놀려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