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은 농기계를 반납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기름값 폭등으로 농기계가 더 이상 돈 버는 기계가 아닌 돈 잡아먹는 기계로 전락됐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농기계 반납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5일 트랙터 등 대형농기계 17대를 도청 앞 광장에 반납투쟁으로 현재까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또다시 2차로 이앙기 등 농기계 22대를 그곳에 늘어놓고 자진 해산했다.
이날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은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폭등하는 영농비 부담으로 농사를 지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결정해야할 기로에 서있다”며“전남도는 벼랑 끝에 내몰린 농민생존권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내용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지난달 초 농민대표들이 박준영 전남지사와의 면담을 통해 “농민생존을 위한 긴급대책마련을 요구했으나 도는 중앙정부에 건의했다는 등의 말만 반복하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박 지사는 농민들이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도하며 농민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친환경 농업에만 집중하는 박 지사의 농업정책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전남도는 친환경 농업 등 소수에만 집중하지 말고 70만 광주전남 농민들이 농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비료값과 벼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서 농정당국자나 지자체 수장들은 지금이라도 농촌현장을 누비며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성난 농심을 달래야 할 것이다. 다수의 농민들이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정지원책을 시원하게 내놓을 수는 없을까? 농민들은 그간 수입개방농정으로 미국산 쇠고기까지 전면 개방하는 바람에 사실 농심은 시퍼런 멍이 들어있는 상태다.
이런 이들을 빨리 달래고 서둘러 치료에 나서야 할 때다. 오죽하면 가을 추수를 앞두고 긴요하게 활용해야 할 농기계를 반납까지 했겠는가?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볼 일이다.
<안춘배 광주전남제주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