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한국농촌공사 노동조합의 경영선진화 조합원 찬반 투표는 투표율 96%라는 전무후무한 참가율을 보이며, 찬성 77.6%, 반대 20.9%로 결론이 났다.

이날 찬·반 투표는 지난달 27일 공사가 발표한 경영선진화 계획 중 내년까지 정원의 15%인 844명을 줄이는 것에 대해 전 조합원의 의견을 묻는 자리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기업 구조조정의 좋은 모델”이라고 극찬까지 했던 농촌공사의 구조조정안에 대해 일부에서는 “생색내기가 아니냐” “완전한 노사 합의에 의한 발표였냐”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의구심은 일단 이번 농촌공사 노조의 조합원 투표 결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미진했던 구조조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투표 결과는 단순히 수치가 가지는 의미보다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예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조정에 대한 부분을 노·사가 함께 풀어가는 모델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특히 농촌공사 직원들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올해 임금인상분을 반납하고 추가로 2급 이상 간부는 12월 급여 중 30%를, 3급 이상 직원은 5%의 급여를 반납하는 등 쉽지 않은 결정을 일구어 냈다.

이는 앞으로 농촌공사가 선진 자립형 공사라는 목표점을 지향하며 추진하게 될 각종 경영선진화 계획에 있어 가장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공사 직원들의 의식 변화와 단합된 힘을 보여 준 것 같아 다행스럽다.

대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위기 속에서 조금씩 양보하며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는 농촌공사의 미래가 기대된다.

<박유신 농수산식품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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