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는 성목면적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채소류는 다르다. 해마다 발아된 씨앗을 파종해 생산하기 때문에 수급 및 시세 동향을 관측하는 최초 시점이 종자 판매량에 따라 좌우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물론 생육기 기상여건, 병충해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종자판매량과 생산량이 정확하게 비례하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종자 기술의 발달로 대다수 작물의 발아율이 90%에 이르고, 무·배추·고추·수박 등의 품목은 95%를 상회한다고 종묘업체는 밝히고 있다. 또 종묘회사는 각 지역과 시기, 기후 등의 특성에 맞춰 종자를 개발하고 농가에 컨설팅을 하기 때문에 종자 선택을 잘못해 한 해 농사를 망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1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최한 ‘2009 농업전망’에서 고추 생산량을 두고 발표자는 설문조사를 근거 삼아 증가할 것이라 관측했다. 반면 종자업체 관계자는 고추 종자 판매현황을 제시하며 고추 생산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반문했다.
‘누가 맞고, 안 맞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제 3월이면 과일, 채소, 과채 등의 농업관측이 농촌경제연구원에 의해 매달 발표된다. 성목면적과 단수, 기상 여건, 병충해, 수입량 등 나름대로 정보를 수집해 정확한 데이터에 맞춰 시세를 전망하고 수급 동향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종자 판매량은 개의치 않고 발표된다.
종자 업체 관계자는 말한다.
“종자의 발달과 생산 기술의 발달, 병해충을 이겨내는 농약의 개발로 인해 종자 판매량과 생산량이 많이 밀접해 졌다”고.
종묘업체의 종자 판매량이 농산물 수급 및 시세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되는 만큼 관측에 앞서 종자 판매 데이터를 한번쯤 고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신재호 농수산식품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