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가자 농수산물 도매업에 종사하는 공영도매시장 중도매인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강서도매시장 백과청과 사태와 가락시장 (주)전성후르츠 부도는 무리한 사업추진에 따른 외상 미수금 증가와 대형마트 할인 경쟁에 따른 저가 납품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강서시장 농협공판장 중도매인은 도·소매 유통업체에 무리하게 외상을 주고 돈을 받지 못해 경매 대금 미수금이 늘어나자, 사채를 끌어 쓰며 이자액도 천정부지도 늘어나 결국 목숨을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상승해 도매시장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안전장치 없이 판매에만 치중하는 중도매인은 도산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경영 압박은 결국 대출과 사채로 이어지고 중도매인 상호간 불신이 커져 부도와 도주를 감시하는 등 인정마저 각박한 시장이 되어 가고 있다.
실제 가락시장 1/4분기 영업현황을 살펴보면 물량은 38만4547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 줄어든 반면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6% 증가한 6225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산지의 물량은 적고 가격이 상승하자, 농수산물 도·소매 유통업체는 물류비 절감을 위해 구색이 모두 갖춰져 있는 도매시장에서의 구매를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럴 때 일수록 도매시장 유통인들은 무리한 사업 확장을 통한 매출증대를 추구하기보다 외상 미수금과 기존 납품 및 판매업체 관리 등 안전하고 내실화된 경영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마당에 ‘설마’라는 안일한 생각은 결국 파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신재호 농수산식품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