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취임 후 술렁였던 농촌진흥청을 안정시키며 내실을 다지는데 힘써온 김재수 농촌진흥청장이 이달 들어 처음으로 대대적인 인적쇄신의 칼을 뽑아들었다.

지난 3일 국장(부장)급 이상 간부직원 전원에 대해 사표를 제출받은 것. 이는 전 손정수 농촌진흥청장 때 간부직원 일괄사표 제출 이후 처음이다.

농진청은 이에 대해 지난 7일 출범한 실용화재단 설립을 계기로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연구역량을 더욱 증대시키며 국민의 농촌진흥청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김 청장도 “실용화재단 출범을 계기로 농진청 간부진들이 솔선수범해 나갈 수 있도록 취한 조치”라며 “이들에 대해서는 그간 연구성과와 업무추진실적, 외부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표수리, 보임해임, 경고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조치는 실용화재단 출범으로 지난해부터 진행된 농진청 개혁이 마무리된 것 아닌가하는 청내 분위기와 이에 따라 자칫 안일함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내외부 우려에 대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하나 더 지난달 불거졌던 소속기관장의 불미스런 사건으로 계속되고 있는 해당 기관장에 대한 노조 측의 인사조치 요구도 김 청장으로 하여금 국장급 이상 간부직원 전원 사표제출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한 인사는 종합평가를 거쳐 이달 말경 이뤄질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다만 김 청장이 취임 후 9개월여 만에 빼어든 이번 인적쇄신이 변죽만 울리고 현재 공석인 국립농업과학원장 자리를 채우면서 돌려막기 식으로 끝난다면 오히려 안한 것만도 못할 수 있다. 외부에 보이기 위한 쇼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청장이 대내외에 밝힌 의지대로 진정 이번 인적쇄신이 연구자의 연구의지 고취와 연구역량 강화를 통한 개혁 의지확산을 위한 것이라면 용두사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 농업기술의 원천인 농진청이 이번 인적쇄신으로 진정한 농업기술의 메카로 우뚝 서길 바란다.
<김선희 농수산식품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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