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의 농정 수장으로 부임한 이동필 장관의 첫 역점 업무가 시작됐다.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소통의 농정 실현을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 학계, 일반 국민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국민공감 농정 위원회’를 띄운 것이다.
농업·농촌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 없이는 농업·농촌의 위상은 갈수록 추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위기의식의 발로이다.
실제 농업계의 비난 여론이 들끓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농업분야 투입 예산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가전체 예산 증가율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곡물자급률과 식량안보, 식품안전, 어메니티 등의 중요성에 대해 농업계가 아무리 떠들어봐도 납세자인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지 못하면 ‘공염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곡물자급률이나 식량안보 등은 농업계가 아니라 국민 전체가 고민해야 할 이슈인데도 말이다.
그런 점에서 공감위가 앞으로 국민들에게 농업·농촌의 가치를 재인식시켜 주고 농업인들에서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해 본다.
‘공감위’에는 농업계의 내로라하는 인사 160여명과 일반공모를 통해 선정된 학생, 자원봉사, 대학교수, 홍보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해 농업·농촌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위원장에는 이동필 장관을 비롯 농업계 원로인 황민영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대표와 소비자 대표로 김연화 한국소비생활연구원장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 배우 최불암씨도 홍보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그러나 아직 공감위를 지켜보는 농업계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09년 가동했던 ‘농어업선진화위원회’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진화위에서 중점 논의됐던 기업농 육성 등 MB식 농업구조조정 방안이 사실상 농업계에서 외면을 받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공감위’에 대해 ‘정부의 들러리나 서는 것’이며 ‘별로 기대할 게 없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려처럼, 이같은 기우가 현실이 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직도 토론과 합의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동의하지 않는 의견에 대해 쉽게 감정이 개입되기도 하고, 조직논리에 앞서 정치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는다. 필요하다면 이같은 것도 해야겠지만 이번 기회에 토론과 합의에 미숙한 농업계가 머리를 맞대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기왕에 마련된 논의의 틀 속에서 각 단체와 기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중지를 모아보는 연습을 해보자.
소모적인 논쟁만 거듭하다 결과 없이 시간만 낭비하는 우는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하나씩 의견을 모으고, 범농업계 뿐 아니라 국민들과 공감해 나가는 ‘성과’를 만들어보길 바란다.
최상희 편집국 부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