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차치하더라도 호주, 캐나다 등과의 FTA가 내년이면 타결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어 걱정이다. FTA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축산업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총 47개국과 10건의 FTA를 체결했다. 현재는 23개국과 11건의 FTA 협상을 추진중이다.

중국과의 FTA가 농축산업계의 최대 이슈가 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지 않지만 여타 축산강국과의 FTA가 협상타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등을 꼽을 수 있다. 호주와는 2009년 5월부터 지금까지 6차례의 협상을 진행했다. 2010년 5월 호주측의 ISO(투자자국가소송) 불수용 입장과 쇠고기·낙농품 양허수준 등에 대한 의견차이로 협상이 중단됐었으나 비공식회의는 계속 이뤄져 왔고 지난 15일 공식 협상이 재개됐다.

뉴질랜드 역시 2009년 6월부터 4차례 공식 협상을 가졌는데 상품양허에 대한 기대 수준 차이로 협상진전이 더뎠으나 내년 초 5차 협상을 재개한다고 한다.

2005년 이후 13차례 협상이 진행되다 쇠고기 검역문제로 2008년 3월 이후 중단된 캐나다와는 지난 25일부터 공식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현안보고를 통해 이들 국가와의 FTA가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했다.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서 호주나 뉴질랜드, 캐나다 등이 쇠고기 등의 한국시장내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조속한 타결을 희망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조기 협상타결이 가능하다.

문제는 협상 타결까지 남아 있는 핵심 쟁점이 모두 쇠고기, 돼지고기, 낙농품 등 축산분야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들 국가 모두 한·미 FTA 수준 이상의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비록 우리가 미국이나 EU와의 교역구조 차이 등을 이유로 차별화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이들 국가로부터 지난해 수입된 축산물만해도 지난해 호주가 9억3630만달러, 뉴질랜드가 3억9771만달러, 캐나다가 2억729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구제역, 축산물 가격 폭락 등의 높은 파고를 이제야 넘어섰다고 위안삼는 가운데 또다른 파고가 밀려오고 있다.

정부는 이들 국가와의 FTA가 우리 축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가감 없이 공개하고 사전에 축산업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축산업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박유신 축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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