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시설현대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도매인들의 점포전쟁이 시작됐다. 채소 2동의 설계가 올해 말까지 완료돼야 하는데 최근 특수품목 중도매인들이 일반 중도매인과 같은 점포 면적을 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일반 중도매인들의 점포는 시설현대화 이후 프리미엄을 생각해 매매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그 동안 특수품목 중도매인은 점포 없이 영업을 한 점을 감안해 기존 11㎡ 정도의 면적을 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특수품목 중도매인들은 3배가 넘는 면적을 달라고 투정을 부리고 있다.

특수품목 중도매인의 점포면적을 늘릴 경우 경매장이 대대적으로 줄게 되고 현재 추진 중인 정온, 저온 유통시스템을 갖출 수 없다. 중도매인을 잘 살게 하기 위해 농업인,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공영도매시장은 생산자에게 안정적인 수취가격을,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좀 더 저렴하게 공급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공영도매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하기 위해선 물류효율화와 정온, 저온 유통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우리나라 공영도매시장을 대표하는 가락시장은 가장 먼저 이 같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유통 선진국의 경우 점포면적은 줄이고 오히려 판매 기능까지 수행하는 경매장의 면적이 넓다. 중도매인 점포는 사무실 개념이며 소량의 농산물만 보관하는 정도다.

만약에라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개설자인 서울시가 특수품목 중도매인들이 점포 없이 영업을 했던 점은 안타깝게 생각해 기존 계획보다 추가로 면적을 배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한 벌써부터 시작된 일반 중도매인 점포 매매 전쟁에 대해서도 주시해 불법전대 등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할 필요가 있다.

가락시장의 주인은 유통인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하고 도매권역 시설현대화 설계가 농업인, 소비자를 위하고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본 설계로 완료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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