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농정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이 줄을 잇고 있다. 농수축산신문도 가담을 했다. 농수축산신문은 긴급좌담회도 개최했고, 토론회도 개최했다. 농업계에서는 앞으로도 토론회가 줄지어 열릴 것이다. 이미 예고된 토론회도 한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이 같은 토론회가 줄을 잇는 이유는 간단하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농정이 종전보다 좀 더 나아지길, 아니 확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농업계의 기대심리 표출이다.

이런 저런 토론회를 지켜보면서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거의 모든 토론회가 방향제시에 매달린다는 점이다. 농정방향 제시는 미래지향적이다. 하지만 과거 없는 현재가 없고, 과거와 현재가 없는 미래는 더더욱 있을 수 없다. 그동안 농정에 대한 반성 없이 미래지향적인 농정이 펼쳐질 수 없다. 반성을 해봐야만 왜 안 됐는지를 찾아내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일일삼성(一日三省), 하루에 세 번 반성을 한다는 뜻이다. 공자(孔子)의 제자 중 효행으로 유명한 증자(曾子)는 논어(論語) 학위편(學爲篇)에서 자신은 매일 세 번 반성한다고 말했다.  일일삼성이 담은 진정한 의미는 성실, 신의, 실천 여부를 반성하는 것이다. 첫째, 성실은 남을 도와주면서 참 마음으로 했는가를 의미한다. 남을 도와주면서 정말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만큼 성실하게 도와주었는가? 농정당국은 그동안 농정을 펼치면서 농업·농촌·농업인을 위해 정말로 성실하게 농정을 펼쳤는가? 농정당국은 이에 대해 진심어린 반성을 해야 한다. 둘째, 친구와 교제함에 있어서 혹 신의(信義)없는 행동은 하지 않았는가? 신의, 신뢰에 관한한 농정당국은 입이 열이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농정당국은 그동안 툭하면 신뢰농정 원년을 선포했지만, 여전히 농업인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왜 신뢰를 얻지 못했는지, 왜 신뢰를 잃었는지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셋째, 스승에게 배운 바를 익히 실천하지 못한 일은 없는가? 농정당국은 그동안 자신들의 정책수행 경험과 전문성에 전문가와 농업계 의견 등을 받아 수많은 계획을 세우고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실행을 했는지, 그리고 왜 실행이 제대로 안됐는지에 대한 반성과 피드백을 해야 한다.

반면교사, 문재인 정부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소통에 나서는 등, 이전 정부의 잘못을 반면교사 삼아 그와 정반대로 하면서 국정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농정 역시 과거 농정에 대한 처절한 진단과 반성을 통해 잘잘못을 찾아내고, 그 위에서 새로운 농정방향을 설계하고 철저하게 실행해 나갈 때 박수를 받을 수 있다.

반성은 농정당국만의 몫이 아니다. 농업·농촌과 관련된 모든 당국과 당사자가 해당된다. 당연히 예산당국도 포함된다. 농업 관련 전문가도 해당된다. 농업인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농업 관련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 언론도 포함돼야 한다. 예산당국은 농업·농촌 관련 예산을 제대로 배분했는지에 대한 처절한 성찰이 필요하다.

성찰은 공유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농정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농정당국 종사자는 그동안의 잘잘못을 확실하게 공유하고, 가슴속에 담아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농정을 수립하고 실행하는데 있어 지침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만 과거와 같은 전철을 되밟는 실수를 떨칠 수 있다.  

중국 상(商)나라의 성군 탕(湯)임금은 세숫대야에 ‘일일삼성’이라는 글귀를 새겨놓고 아침 마다 세수할 때 이를 되새겼다고 전해진다. 처절한 반성을 바탕으로 한 문재인 정부 농정이 신뢰받고, 농업·농촌을 살리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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