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지난 2월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 비례)과 (사)농어업정책포럼이 주최한 ‘ASF 남북공동방역 제안을 위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남북이 힘을 합쳐 ASF 바이러스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공감하는 것과 동시에 정부가 하루빨리 북한과 방역체계 구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하지만 세미나가 진행되는 중간에 참석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작은 사건(?)이 있었다.

한 참석자가 불법 휴대 축산물 반입 검사 과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재킷 상의 속주머니에 보관하던 뭔가를 꺼내들어 보인 것이다. 그가 들어 보인 것은 바로 중국산 소고기 육포였으며 한 입에 먹을 수 있도록 성인 검지 크기로 작게 진공포장된 제품이었다.

그는 “모 지역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여서 뭔가를 먹고 있길래 궁금해서 가봤더니 포장지에 한자가 적혀있어 자세히 살펴본 결과 중국에서 들어온 소고기 육포였다”며 “더 경악스러운 사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육포를 직접 들여왔다고 설명한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인천공항을 통해 불법으로 반입하다 적발된 중국산 만두와 순대에서 ASF(아프리카돼지열병) 유전자가 검출되면서 국내 양돈농가를 긴장하게 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9월 초 제주공항에서 중국산 순대와 소시지 등에서도 ASF 유전자가 잇달아 검출되면서 불법 휴대 축산물 반입을 막는 검역 과정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는데, ASF 바이러스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세미나에서 불법적으로 들어온 축산물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니 꽤나 충격적이었다.

전문가들은 ASF 바이러스는 구제역 바이러스처럼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ASF의 숙주는 혹멧돼지와 연·물렁 진드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돼지고기나 돼지고기 가공 제품을 통해서 확산되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양돈 수의사들은 ASF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2~3년 이내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차단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불법 휴대 축산물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도 지금보다 더 많은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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