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수산혁신특별위원장

류정곤 위원장
류정곤 위원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우리 국민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약 60kg으로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후방 산업을 포함한 수산업 종사자는 104만 명에 이르며, 총 매출액은 67조 원으로 국가 기반산업으로서 수산업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토의 4.5배에 이르는 광활한 해역에서 우리 어업인들은 조업활동을 통해 수산식량 공급, 일자리 창출과 어업인 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해난 구조, 해양영토 수호 등 공익적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수산업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산업이지만 최근 위기에 처해 있다. 수산자원과 어획량의 지속적 감소, 어업인 고령화와 어선 노후화에 따른 어업 생산기반 위축, 연근해 어업인 간 조업 갈등 심화, 청년층의 신규진입 기피 등 산업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일 어업협정으로 인해 우리 연근해 조업 수역은 1990년대 초 약 86에서 2016년 약 6920%나 축소됐고 이에 따라 우리 수역에서의 연안어업과 근해어업 간의 조업 경쟁과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의 영향으로 수산자원은 과거 약 800만 톤에서 2017년 기준 300만 톤까지 감소했고, 어획량도 최근 3년간 평균 90여만 톤에 그치고 있다.

수산자원에 비해 어선이 많아 척당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어 어선을 감척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1994년부터 감척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예산 부족과 감척 지원조건이 좋지 않아 어업구조조정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어선 노후화도 문제다. 어업경영 악화로 미래가 불투명하다보니 어선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2025년에는 21년 이상된 노후 어선이 전체 어선의 약 50%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러한 어선 노후화는 어업비용 증가, 어선 안전사고 발생, 열악한 승선환경에 따른 어선원 확보 문제로 이어진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이러한 연근해어업의 위기감을 직시하고 지난해 수산TF의 핵심과제로 연근해어업 혁신방안을 선정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지난해 12월 제7차 농특위 본회의에서 연근해어업 혁신방안이 의결됐다.

농특위에서 의결한 연근해어업 혁신방안은 위기의 연근해어업을 구조적으로 개편해 지속가능한 어업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선제적 어선 감척’, ‘어선 스마트화와 신조 지원’, ‘연근해어업 혁신기금 신설’, ‘연근해 조업구역 구분등을 제시했다.

선제적 어선 감척 추진은 현행 연 1000억 원 수준의 감척예산을 대폭 증액해 5년 이내에 신속하게 감척을 실시하는 것과 어업인들의 감척사업 참여 확대를 위해 폐업지원금을 3개년 평년 수익의 100%로 상향하고 실직 어선원에 대한 재취업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어선 스마트화와 어선 신조 지원방안은 안전복지형 현대화된 어선 건조, ICT 기반 어로장비와 시스템의 장착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대화된 어선 건조 비용 절감, 어획물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장비와 시스템 장착을 위해서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1조 원 규모의 혁신기금을 조성하는 방안과 기금 설립을 위한 가칭 연근해어업 혁신 특별법제정안도 제안했다. 연안어업과 근해어업 간의 과도한 조업경쟁으로 인한 갈등과 자원남획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근해어업의 조업구역을 재편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농특위에서는 연근해어업 혁신방안의 실천적인 추진을 위해 해수부에 이행계획 수립을 요청했고 현재 해수부는 이행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에 있다. 농특위는 이행사항을 점검평가하면서 수립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해수부와 긴밀히 협력해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계획이다.

연근해어업혁신방안은 그 어떤 정책보다도 혁신적이고 우리 어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다. 다만 제안에 그치지 않고 실효적인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 기금 설립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우리 어업인들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며 지속적인 어선감척을 통해 어업자원을 회복시키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노르웨이의 어선감척 사례처럼 우리나라 연근해어업도 구조적인 혁신에 성공, 연근해 생산량 100만톤을 회복하고 돈 버는 어업으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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