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 가축분뇨 처리 기술로 축산업 ‘지속가능성’ 확보를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이영주 한국에스피산업 대표이사
 이영주 한국에스피산업 대표이사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안과 연계해 2030년까지 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등 지속가능한 축산환경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축산환경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이중 양분관리제 시행 등으로 농경지에 가축분뇨 퇴·액비 살포량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2030년에는 퇴·액비화 비중을 67%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정화처리·바이오차·에너지화 등 비농업계 처리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 담기면서 정부는 축산업계에 가축분뇨 처리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화두를 던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에스피산업()은 지난해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양돈농가에 하루 1톤의 돈분을 처리해 비료로 제조할 수 있는 시범 설비를 설치한 데 이어 지난달 하루 10톤 처리 규모의 상용화 설비를 구축하는 등 발효식 가축분뇨 처리 기술을 선보였다.

이영주 한국에스피산업 대표이사를 만나 발효식 가축분뇨 처리 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 무폐수, 저악취 분뇨처리 시스템

이 대표는 2018년 한국에스피산업 설립 이후 약 4년간 발효식 가축분뇨 처리 사업 추진을 위해 기술 개발은 물론 상용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지난해 연천군에서 약 40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해오름팜에 하루 처리용량 1톤의 시범 설비를 자체 제작해 설치하고 지난달에는 10톤의 상용화 설비 시연을 통해 기술 검증을 마친 상태다.

한국에스피산업의 기술은 수분이 90~95% 수준인 가축분뇨를 액체와 고체로 분리해서 처리하는 기존의 고액분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특수 미생물, 첨가제 등을 활용해 약 이틀 만에 고속발효 처리하는 방식이어서 기존 퇴·액비화 방식과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연천군 관내 양돈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 처리를 위해 일 처리용량 20톤 규모의 상용 설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발효식 가축분뇨 처리 기술은 축분에 포함된 수분이 미생물 발효와 건조 과정을 통해 제거돼 폐수가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밀폐형 제조 환경 설비로 악취 발생을 최소화해 축산농가가 분뇨처리 걱정 없이 온전히 가축 사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연천군 해오름팜 내 하루 1톤 처리 규모의 파일럿 시설에
경기도 연천군 해오름팜 내 하루 1톤 처리 규모의 파일럿 시설에서 생산한 비료 샘플.

한국에스피산업은 이미 20184, 인분을 이용한 비료제조 장치 및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지난 3축분을 이용한 친환경 비료제조 장치’, ‘축분을 이용한 친환경 비료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해오름팜에 설치한 설비를 통해 생산한 비료를 연천군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연천군 관내 농경지에 시비하고 향후 비료로써의 효과를 살펴볼 계획이다.

한국에스피산업은 향후 생산하는 친환경 비료에 대해 유기농업자재, 비료공정규격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다.

 

# 기술 확대 보급 난관 많아 

한국에스피산업에서 지난달 경기도 연천군 해오름팜 농장 내에 설치한 하루 10톤 처리 규모의 발효식 가축분뇨 처리 상용화 설비.
한국에스피산업에서 지난달 경기도 연천군 해오름팜 농장 내에 설치한 하루 10톤 처리 규모의 발효식 가축분뇨 처리 상용화 설비.

이 대표는 기존의 가축분뇨 처리 기술의 문제점을 보완한 발효식 가축분뇨 처리와 친환경 비료 제조기술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 개선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국에 있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 87개소 중 운영·가동 중단된 퇴·액비 설비를 발효식 처리 설비로 개조하고 앞으로 설치하는 시설에는 발효식 처리 설비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가축분뇨, 굴껍질 등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친환경 비료를 생산하면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도 있어 발효식 처리시설 설치를 통해 발생하는 부가가치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스피산업은 가축분뇨의 안정적인 처리를 통해 미세먼지, 메탄가스 등을 감축하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을 맞추고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발효물과 미생물을 활용해 친환경 비료로 제조할 계획이다. 이는 지역별 가축분뇨 처리시설 설치와 관련 사업 진행을 통해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퇴·액비화, 정화처리 위주의 공동자원화 사업 추진 방식에서 발효식 처리 기술이 도입, 확대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기술이 공동자원화 기술로 인정받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설비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에서 국가 보조금 지원 사업으로 채택하는 것과 사후관리를 위한 계획 수립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가축분뇨 처리와 관련해 향후 민원으로 인한 부지 선정의 어려움 등의 대안으로 양돈농가에 발효식 공법을 적용한 전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인근지역에 후처리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분리 설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구상했다이렇게 되면 농가에 설치한 전처리 시설에서 이미 발효를 통해 수분이 사라지고 냄새가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가 발효식 공법과 관련한 정책적인 판단을 통해 제도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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