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가격 폭락사태를 피해갈 수 없는가? 예고된 생산과잉속에 양파 출하가 본격화되는 이달 중순부터 가격 폭락사태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이미 예고된 상황에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당하게 생겼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동원가능한 모든 방안을 통해 양파대란 만큼은 막아야 한다.

올해 양파가격 폭락사태는 이미 연초부터 예고됐다. 지난 1월 7일 주산지 행정기관과 농협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양파수급안정을 위한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는 공급과잉에 따른 양파가격 폭락사태가 예상된다며 가격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2000ha 자율 감축을 결정했다. 재배면적이 1만7400ha로 평년의 1만5900ha보다 9.4% 정도 늘어난데다 작황도 좋아 올해 양파생산량이 106만7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MMA(최소시장접근)물량으로 수입해야 하는 2만1000톤을 합칠 경우 총 공급량이 108만8000톤에 달해 추정소요량보다 20% 정도 많을 것이란 전망이다. 가격하락을 피할 길이 없는 상황이 예고된 것이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지금 양파 자율감축은 가격폭락사태를 방지할 수 있을 만큼 만족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시늉만 내다 말았다. 2000ha를 자율감축해 양파가격 폭락사태를 막으려고 했지만 감축목표의 30% 수준인 591ha에 그쳤다. 그러다 보니 양파 출하가 본격화되는 오는 중순부터 가격폭락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말았다.

이 시점에서 굳이 누구 누구의 잘잘못이라는 점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지금부터라도 자율감축을 하지 않으면 결국 그 피해가 양파재배농가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공급과잉사태가 양파가격 폭락사태를 불러올 것이라는 점은 굳이 이론적인 설명을 필요로하지 않는다. 생산과잉 사태가 발생할때 양파가격이 어떻게 되는지는 그동안의 수많은 경험을 통해 뼈져리게 체험했다.

그리고 지난해 제주도내 감귤농가들의 자구노력 결과를 보면 자율감축이 어떤 성과를 가져오는가하는 점에 대해서는 구차한 설명도 필요없다. 최근 수년간 거듭된 공급과잉사태속에 시장과 소비자들로부터 천대를 받아온 감귤은 지난해 재배농가들이 자율적인 감축노력과 유통명령제 시행을 통한 출하조절을 통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그 결과 감귤가격이 수익성을 보장하는 수준 이상으로 크게 오른 것이다. 이에 힘을 얻는 제주도내 감귤농가들은 올해부터 감귤나무의 절반을 잘라내는 간벌사업에 착수했다.

양파재배 농가들은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대대적인 자율감축 노력에 나서야 한다. 먼저 양파재배 농가가 일정하게 10%씩의 밭을 갈아엎는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절대적인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수확한 양파도 품질이 떨어질 경우 과감하게 폐기해 가격하락을 부채질 할 수 있는 저급품이 시장에 출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과감하고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 인센티브 등 지원대책을 마련,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

예고된 양파가격 폭락사태를 막는 길은 재배농가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의 뒷받침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