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협상 때까지 서로간의 팽팽한 입장차로 다른 분과에서는 다 작성했던 통합협정문조차도 작성하지 못했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통합협정문은 물론 미국 측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농산물특별세이프가드도 도입하는 데 합의했다.
물론 미국 측이 농산물세이프가드 도입에 합의한 것은 그에 상응한 우리 측의 대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김종훈 수석대표의 표현대로 대부분의 ‘가지치기’를 마치고 사실상 ‘본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우리 측의 가장 큰 민감품목인 ‘쌀’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쌀’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순간 농업분야 협상은 한 발자국도 진척될 수 없다는 우리 측의 강경한 입장을 미국 측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듯하다.
웬디 커틀러 미국대표도 협상 기간동안 열린 기자 브리핑을 통해 “쌀에 대한 민감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아직 논의 대상에 두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커틀러 대표가 쌀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말한 건 아니다.
미국 측이 시종일관 예외 없는 관세철폐를 주장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협상 막바지의 최대 이슈가 되지 않을까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쌀을 양허대상에서 제외하는 대가를 최소화하는 데 협상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자칫 농업인단체 들의 주장대로 쌀에 대신 쇠고기나 과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쌀이 가지는 정치, 경제, 문화적 가치 등을 종합해 볼 때 쌀 문제는 농업분야가 아닌 협상 전체 차원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