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도입된 농장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에 축산농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생산성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양돈장의 HACCP인증 참여는 더욱 더 그렇다.

국내에서 지난주까지 농장 HACCP 인증을 받은 양돈장이 총 6곳이다. 아주 적은 숫자일 수 있다. 그러나 농장HACCP를 위해서는 많은 준비기간이 필요하며, 이를 전문적으로 컨설팅을 할 수 있는 곳도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숫자는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지난주까지 농장HACCP 인증을 신청한 곳이 13개소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양돈장들이 농장HACCP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시각에 따라서는 농장HACCP는 분에 넘치는 호사스런 일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아직 식품안전사고가 하루를 멀다하고 발생하는 상황에서 농장HACCP는 남의 집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농장HACCP는 결코 호사를 떠는 일이 아니다. 안전한 축산식품을 희망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식품의 가공 및 유통단계에서 뿐만이 아니라 가축의 사육단계부터 안전성 관리체계를 철저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국내 양돈장은 생산성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모돈 한 마리당 연간 이유두수를 어림잡아 20마리로 단순 계산할 때 국내 양돈농가들은 연간 600만두 이상의 돼지가 폐사되는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지 않고는 국내 양돈산업이 FTA(자유무역협정)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 같은 국내 양돈산업의 저생산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이 바로 농장HACCP이다. 농장
HACCP는 소비자가 원하는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 공급하는 첫 단추인 동시에 양돈농장의 생산성을 높여 양돈산업의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농장HACCP가 빠른 속도로 널리 확산돼 국내 양돈산업이 FTA시대에서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굳건하게 마련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농장HACCP는 인증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증이후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HACCP인증이 의무화된 가공식품에서 식품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점은 HACCP 사후관리가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반증인 것이다.

농장HACCP 인증을 받는 농가는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고, 아직 인증을 받지 않은 농가는 인증대열에 동참해 국내 양돈산업 발전의 굳건한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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