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처럼 통용되는 이 말을 축산업계에서는 자조금을 칭할 때 가장 많이 쓴다.

본래 자조금은 Self-help Fund로 자조적 재원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만 축산업의 경우 Check-off Fund로 특정목적에만 사용하는 제도적인 기금을 말한다.

양돈농가가 스스로 조성하고, 농가 조성금액만큼 정부가 지원을 해 양돈산업 안정 및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계속해온 양돈자조금사업이 최근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양돈자조금 지원규모를 금년과 같은 50억원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내년에 거출금액을 증액해 양돈자조금사업을 확대 수립하려던 양돈농가들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는 것이다.

계속적이고 무차별적인 지원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현 시점이 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한 타격과 돼지가격 하락, 생산성 하락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양돈농가들에게 자조금사업은 가장 필요한 때이기 때문에 ‘하필 이때’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FTA 확대의 당위성을 국가경쟁력 확보라고 밝혔던 정부이기에 이해하기가 더욱 힘들다.

정부는 폐업지원과 보조금으로 ‘달래기 식’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는 농가의 정당한 노력의 결집인 자조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자조금 본연의 의미로 돌아가 정부의 지원과 관계없이 농가 스스로 걷어 스스로 도와야 할 날이 와야겠지만 아직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와야 할 때다. 농림부는 내년에도 농가들이 자조금을 조성한 만큼 지원해야 한다.

<안희경기자 축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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