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그레이드(옆-Grade). 우리나라 말 ‘옆’과 영어 ''Upgrade''를 합성한 것으로, 기본적인 성능이나 기능은 바뀌지 않았으면서도 형식명이나 디자인만 살짝 바꿔 신상품이라고 내놓고 가격을 높이는 제조업체들의 꼼수를 비아냥하는 신조어다.

우리 농업계에도 이러한 옆그레이드의 사례가 자꾸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최종 소비자인 농민의 주름을 더욱 깊게 패이게 하고 있다.

A농기계제조업체는 올해 이앙시즌 승용이앙기 홍보를 통해 지난해 비해 월등한 이앙성능을 보인다며 ‘2010년 신형모델’을 선보였다. 가격을 올렸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를 사용한 농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업그레이드된 신형이라고 구매해 써봤지만 별반 차이도 없고 잦은 기능변경으로 오히려 불편하기까지 했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B업체의 경우 45마력급 트랙터 모델을 수년간 팔아오다가 기존 엔진에 토크만을 조정해 50마력급 트랙터로 탈바꿈시켜 가격을 대폭인상, 폭리를 취하는 경우까지 있었다는 전언도 들린다.

정부는 이러한 행위를 막기 위해 ‘농기계형식명관리제도’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제도가 아무리 완벽해도 피해가는 길은 어디엔가 있는 법. 결국 업체 기업윤리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세계유수의 농산업체들은 치열한 글로벌경쟁에서 살아 남기위해 연구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한편 서비스 부문에 있어서도 고객만족을 위한 온갖 아이디어와 마케팅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에 국내업체들의 이러한 행태는 옆그레이드(옆-Grade)에도 미치지 못하는 다운그레이드(Down-Grade)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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